" 다리, 괜찮냐. "
쌍칼은 조심스레 창이에게 신발을 신겨주면서 나직한 음성으로 물어왔다. 쌍칼의 걱정어린 목소리에 창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억지로걸음을 옮겼다. 그저께 날도 더운데, 몸보신이나 하러 삼계탕이나 먹으러 가자며 저잣거리에 나갔던 박창이와 쌍칼은 그들의 목을노리던 현상금 사냥꾼들과 일전을 벌였었다. 하지만 창이와 쌍칼은 처음부터 같은 팀이 아니고 그저 어쩌다가 만나 같이 잡기로 한듯, 여러가지로 마음도 안 맞고 길거리의 사람들을 신경쓰며 총질도 한번 제대로 못 하는 사냥꾼들에게 당할 만큼 만만한 인물들이아니었다. 멋지게 여덟 명의 적을 처리하고, 남은 건 시체에서 값 나갈만한 것들을 뒤져 사라지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지붕위에서 싸우던 박창이가 내려오려 할 때, 낡은 지붕이 꺼지며 창이가 아래로 그대로 떨어져 버린 것이었다. 다행히 침대 위로떨어져 부러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발목이 크게 접질려 눈에 띌 정도로 부어 버린 상태였다. 쌍칼이 창이 모르게 구두를 큰 걸로바꿔놓아 신을 신고 걷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창이는 다쳤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했다. 아무리 지붕이 꺼져 다쳤다 해도 이 만주에서 어떻게 소문이 날지 모르는 일이었다.다섯 사람의 입만 거쳐도 일은 다섯대의 다섯 갑절쯤 커지기 마련이다. 잘못하면 박창이가 사냥꾼들에게 죽었다는 소문도 날 수있었고 그의 드높은 자존심에 그런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집을 나서 마당에 둘러선 애들을 보던 창이는 애들이 끌어온 말을 보자마자 인상을 대뜸 찌푸렸다. 빌어먹을. 발을 절지 않고 걷는것도 간신히 하는 창이에게 말을 타고 올라가라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쌍칼은 잠시 창이의 뒤에 서 있다가, 사색이 되는아이들을 보고 얼른 창이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서 그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성큼걸이로 말 옆에 가 서더니, 그 자리에무릎을 꿇고 앉아 한 쪽 무릎을 세웠다. 철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흙탕물이 튀고 쌍칼의 바지가 젖어들어갔다.
" 죄송합니다. 두목님. 새 구두를 더럽힐 뻔 했습니다. "
쌍칼의 그런 행동에 약간 의외라는 듯 창이의 표정이 금세 풀렸고, 그제야 다른 녀석들의 얼굴에도 혈색이 돌아왔다. 창이는 아무 말 없이 옅은 미소를 띤 채 쌍칼에게 다가가 그대로 쌍칼의 무릎과 어깨를 밟고 말에 올랐다.
" 다음부터는 알아서 잘 해. 알겠어? "
" 네.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기사 서임식 때 하는 대로 무릎꿇은 쌍카리.